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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 거스러미 뜯다가, '조갑주위염' 걸릴 수도… 손톱 건강 지키는 생활 습관은?
손톱 주변에 생기는 하얀 거스러미는 무심코 뜯고 싶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잘못 뜯다 보면 손톱 주위가 붓고 통증이 생기는데, 대게 이러한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곤 한다. 문제는 이 같은 반복적인 습관이 단순한 불편을 넘어 '조갑주위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피부과 전문의 이수경 원장(인제대 상계백병원)은 "조갑주위염은 흔한 질환이지만 방치하면 염증이 번져 합병증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한다. 이 교수와 조갑주위염의 원인과 증상, 건강한 손톱 관리법까지 함께 알아본다.
손톱 주변이 빨갛게 붓고 아프다면? '조갑주위염' 의심해야
조갑주위염은 손발톱 주변 피부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거스러미를 잡아 뜯거나 손톱을 물어뜯는 습관, 과도한 손질이나 네일 시술 등으로 손상된 피부에 미생물이 침투하며 발생한다. 이수경 교수는 "물을 자주 사용하는 요리사, 주부, 의료인에게서 잘 나타나며, 당뇨병이나 암 환자처럼 면역력이 저하된 경우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발병 초기에는 손톱 주변이 붉게 붓고 열감·통증이 동반되며, 진행되면 고름이 차고 손톱 모양이 변형되거나 변색된다. 만성화되면 피부가 두꺼워지고 손톱이 울퉁불퉁해지며, 심할 경우 염증이 주변으로 퍼져 연조직염, 화농성 골수염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원인에 따라 급성 vs 만성으로 구분, 혼동 쉬운 '생인손'과 구분법은?
조갑주위염은 경과에 따라 급성 또는 만성으로 구분된다.
① 급성 조갑주위염
손톱 주변이 갑자기 손상된 후 주로 세균 특히, 황색 포도상구균에 감염되어 발생한다. 수일 내에 붉어짐, 부종, 통증이 나타나며 고름이 잡히는 것이 특징이다.
② 만성 조갑주위염
물이나 세제에 자주 노출되는 직업군에서 흔히 발생하며, 반복적인 자극과 습한 환경이 주된 원인이다. 주로 칸디다 감염으로 인해 수 주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며, 손톱 주변 피부가 두꺼워지고 손톱의 색과 모양이 변하거나 비대해질 수 있다.
문제는 조갑주위염이 흔히 '생인손'으로 불리는 단순포진 감염(herpetic whitlow)과 혼동하기 쉽다는 점이다. 생인손은 단순포진바이러스 감염으로 맑거나 탁한 액체가 찬 작은 물집이 여러 개 모여 나타난다. 화끈거리거나 찌르는 듯한 통증, 감각 이상이 특징이며 입술 포진처럼 재발이 잦다.
즉, 조갑주위염이 세균·진균 감염성 염증이라면, 생인손은 바이러스성 물집 질환이라는 차이가 있다.
자가 치료 금물… '스테로이드 연고' 오히려 악화 요인
조갑주위염이 생겼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함부로 건드리지 않는 것이다. 고름을 억지로 짜내거나 바늘, 손톱깎이로 환부를 터뜨리면 세균이 더 깊숙이 퍼질 수 있다. 손톱·거스러미를 물어뜯거나 환부를 문지르는 습관도 염증을 악화시킨다.
또한 소독 목적으로 알코올, 과산화수소, 강한 화학제품을 반복적으로 바르는 것은 피부 장벽을 손상시켜 회복을 더디게 만든다. 이수경 교수는 "감염성 조갑주위염에 피부염 연고(스테로이드)를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인에 따라 치료법 달라, 치료 중 주의점
급성 조갑주위염은 항생제 연고, 경구 항생제, 국소 소독으로 치료하며, 염증이 심하고 고름이 잡힌 경우 절개 배농이 필요하다. 만성 조갑주위염은 항진균제·스테로이드·보습제를 병행하고, 손을 건조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손톱 주변을 뜯는 습관을 교정하지 않으면 재발 위험이 높다.
치료 중에는 환부를 건드리지 않고 청결히 유지해야 하며, 손발을 장시간 젖은 상태로 두지 말아야 한다. 밴드를 감은 채 손을 씻거나 손톱 변형을 가리기 위해 젤 네일을 하는 것은 오히려 습기를 가둬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항생제·항진균제는 처방 기간을 끝까지 지켜야 한다.
생활 속 관리가 예방 핵심, "피부 손상 막고, 보습 관리 중요해"
조갑주위염을 예방하려면 손톱 주변 피부를 손상시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손톱을 너무 짧게 자르지 말고, 거스러미는 손으로 뜯지 말고 소독된 손톱깎이나 가위로 잘라야 한다. 설거지·청소 시에는 면장갑 위에 고무장갑을 착용해 습기에 의한 손상을 줄이고, 손을 씻은 뒤에는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 피부 건조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